어버이날에 자주 부르는 ‘어머님 은혜’라는 노래는 부르는 사람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동시에 불효하는 자식들에게
뉘우침을 주고 부모님을 더욱 경외하게 하는 국민애창곡인 동시에 명곡입니다. 어버이주일에 이 노래를 부르고 싶
으나 찬송가가 아니기 때문에 예배 시간에 부를 수는 없었는데 청년회원들이 어르신들을 위하여 매년 오찬을 준비할
때 부르곤 했습니다. 그런데 이 노래가 원래 찬송가였다고 지난 어버이날에 국민일보를 통해 알렸습니다.
‘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’으로 시작되는 ‘어머님 은혜’는 2절까지만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오래 전 3절
가사가 사라졌다고 합니다. 사라진 가사는 ‘산이라도 바다라도 따를 수 없는 어머님의 그 사랑 거룩한 사랑 날마다
주님 앞에 감사드리자 사랑의 어머님을 주신 은혜를’인데 기독교 신앙이 담겨있습니다. 이 곡은 원래 교회에서 불리던
찬송가였습니다. 작사자와 작곡자는 모두 목회자가 되었습니다. 작사는 감리교 동부연회 초대감독을 지낸 고 윤병춘
목사이고, 작곡자는 우리나라 교회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박재훈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원로목사입니다.
윤병춘 목사가 이 곡의 가사가 된 시를 쓴 것은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 때문이었습니다. 평안남도 중화군이 고향인
그는 1945년 해방 직후 공산당원들의 탄압을 피해 월남했습니다. 이후 다시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했습니다. 그가 병을
얻은 건 1948년 11월이었습니다. 당시엔 불치병으로 여겨지던 말라리아에 걸려 사경을 헤매던 윤 목사는 만날 수
없는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 더욱 커졌습니다.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면서 펜을 들어 그리움을 써 내려갔습니다. 그
렇게 만들어진 시가 ‘어머님 은혜’입니다.
박재훈 목사의 작곡으로 날개를 이 곡은 1953년 어린이찬송가 99장에 실리면서 찬송가의 지위를 얻었습니다. 어린
이들이 즐겨 부르며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이 찬송가는 장년들에게까지 사랑을 받았습니다. 교회로 모여든 실향민(失
鄕民)들의 마음도 울렸습니다. 서정적 가사 덕분에 교과서에까지 실렸지만, 작사가의 신앙고백을 담은 3절이 삭제됐
습니다.
윤병춘 목사는 생전 인터뷰에서 “투병 중 환상 속에 하루에도 수십 번씩 고향길을 오갔다”면서 “고향을 떠나던 날 어
머니가 우시면서‘이제 가면 언제 오나’고 하셨던 기억이 아른거렸다‘고 했습니다. 그는 ’이런 생각 속에 창밖을 떠가는
구름을 보며 ‘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을 하지만 나는 나는 높은 게 또 하나 있지’라는 시를 써 주님께 감사하는 내용을
담았다”고 회상했습니다.